어릴 땐 연근을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아니, 싫어했습니다. 구멍이 송송나있어서 못 생긴데다가 조림 양념에 버무려진 연근이 정말 별로였어요. 그렇게 싫던 연근이 좋아진 계기는 바로 연근 튀김을 먹은 뒤였습니다. 연근을 튀겨내면 아삭한 식감에서 쫀득한 식감으로 바뀌는 것이 정말 신기했어요. 그 맛에 반해 이후로 자주 연근을 찾게 됐습니다.
삶은 연근, 냉동 새우, 튀김 가루 2컵, 물
간장 2스푼, 미림 2스푼, 물 1스푼, 설탕 1스푼
텐동은 튀김 덮밥이라, 먹고 싶은 것을 아무거나 튀겨서 밥 위에 올리면 됩니다. 거기에 달달한 간장 소스를 부어먹으면 그게 야매 텐동이죠 뭐. 오늘은 집에 있는 연근과 새우를 튀겨먹기로 했습니다. 연근 관련 레시피를 검색하면 연근 조림 밖에 나오지 않아요. 하지만 전 연근 조림보다는 연근 튀김, 연근 칩, 마라탕 속 연근을 더 좋아합니다. 같은 재료라도 어떻게 조리됐냐에 따라 호불호가 나뉘더라고요.
전 시판 튀김가루를 사용했습니다. 포장지에 써있는 비율대로 가루에 물을 타줍니다. 가루 약 2컵 분량의 반죽물을 만들었습니다. 되기는 그닥 묽지도 되지도 않습니다. 튀김가루를 사용하면 보통 재료에 간을 따로 하지 않아도 돼서 아주 간편하더라고요.
깊이가 조금 생길만한 팬에 기름을 부어줍니다. 기름 온도는 170~180도 사이에서 3분 정도 튀깁니다. 이미 삶은 연근이기 때문에 튀김옷만 익으면 빼낼 수 있어요.
점점 노랗고 맛스럽게 변하는 연근 튀김들.
기름을 탁탁 털어낸 뒤, 키친타올을 깐 식힘망 위에 올려놨습니다.
이번엔 새우 차례입니다. 냉동 새우를 해동시키고 물기를 닦아줍니다. 이미 손질이 다 됐기 때문에 간편해서 애용하는 냉동새우! 빵가루를 입혀 튀겨먹어도 정말 맛있어요.
배 부분에 칼집을 적당히 내서 굽은 새우를 펴줍니다.
튀김물에 적셔서 더 완벽하게 펴진 새우를 후라이팬에 조심스럽게 올리면서 일자 모양을 유지해줍니다.
그래야했는데 제가 후라이팬 위에서 실수로 새우를 떨어트렸습니다. 새우의 수분 때문에 사방에 기름이 튀고 난리가 났습니다. 새우 등이 굽든 말든 그냥 6마리를 후다닥 넣어버렸습니다.
이미 연근을 튀기고 연근칩까지 튀겨낸 뒤라 기름이 얼마 남지도 않았고, 꽤나 지저분한 상태입니다. 일자새우 튀김은 다음에 재도전하는 걸로!!!
작은 용기에 간장 2스푼, 미림 2스푼, 물 1스푼, 설탕 1스푼을 넣습니다. 이때 설탕은 꼭!!! 깎아서 1스푼을 넣어야합니다. 수북히 1스푼은 안 됩니다. 설탕이 잘 녹도록 전자렌지에 10초 돌린 뒤 섞어줍니다. 그릇에 밥을 담고 그 위에 만들어놓은 소스를 2스푼 넣어줍니다. 집에 남아있던 냉동밥이 수수를 넣고 지은 밥이라 색깔이 붉네요.
그 위에 튀김을 수북히 쌓아줍니다. 자고로 텐동은 화려해야하는 법! 김도 튀겨줄걸 그랬나봐요. 튀김 위에도 남은 소스를 두스푼 정도 뿌립니다. 먹으면서 부족하면 더 뿌리든가 찍어먹어도 좋습니다. 취향에 따라 와사비를 더해 먹습니다. 저는 집에 있던 연겨자를 그릇 옆에 살포시 짜줬습니다.
연근은 튀기자마자 6개 정도 집어먹었습니다. 그래서 이미 배가 찬 상태였지만 그래도 맛있네요. 튀김의 느끼함을 연겨자가 잡아줍니다. 역시 텐동엔 와사비입니다!!!
특별하게 구매한 것 없이 집에 있는 것들을 튀겨내서 먹으면 아주 좋네요. 쯔유 대신 일반 진간장으로만 만들었는데도 괜찮았습니다.
내 사랑 연근 튀김. 저 쫀득한 속살이 너무 좋습니다. 저만 좋아하나요 연근 튀김?
날씨가 추워지니까 슬슬 주방에서 불 앞에 서있는게 좋아지네요. 다음엔 또 뭘 야매로 만들어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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