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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빵기능사 전주 기전대 후기 (삼수만에 제빵 합격)

Life in Korea/Ready or Not

by E.Jade 2021. 5. 29.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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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게는 세번째 제빵기능사 시험장소였던 전주 기전대.

대전에서 2번 본 이후에 너무 좌절스러웠던 찰나, 같은 회차 내에서도 일찍 시험을 보고 싶었던 저는 당장 10일 뒤에 시험이 있는 전주로 시험을 신청했습니다.

 

남은 1주일이란 시간동안 집에서 풀만식빵, 소보로빵, 모카빵, 단과자 트위스트를 만들어봤습니다.

 

미리 알아본 바로는 기전대에는 어느 정도 준비물이 다 갖춰져있다고 들었기에 짐을 많이 가져가진 않았습니다.

 

챙겨간 준비물

: 면장갑 3겹, 50cm 자, 작은 종이컵과 큰 종이컵, 일회용 스푼 2개, 온도계, 김장백 하나, 행주 2장,

이 모든 것을 담아갈 큰 락앤락 컨테이너, 조리복 세트, 신분증

 

기전대는 재료대가 앞뒤로 있다고 들었기 때문에 재료를 담아올 쟁반 혹은 통이 필요할 듯 하여 평소 학원에 들고다니던 빵통을 챙겼습니다. 김장백은 필요 없고, 온도계는 0.1도 단위인 것으로 준비하시길 바랍니다. 제 온도계는 1도 단위로 측정되는 것을 시험 본 뒤에 알아버렸습니다.

 

시험은 일요일이었고, 미리 전날인 토요일에 와서 먹고 놀고 숙소에서 잤습니다. 대전에서 전주까지 아침에 이동하는 것이 좀 부담 돼서 본의 아니게 전주여행을 해버렸죠. 아침으로 콩나물 국밥을 한 그릇 뚝딱하고 시험장으로 향했습니다.

언덕을 조금 오르니 아주 쉽게 시험장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대기실에서 위로가면 여자 화장실, 아래로 가면 남자 화장실입니다. 옷은 대기실 혹은 화장실에서 갈아입을 수 있습니다.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시험 안내요원 분이 들어오셔서 신분증 검사를 하고 자리 뽑기를 했습니다. 이후 휴대폰을 전부 휴대폰 가방에 제출하고 시험장으로 이동했습니다. 개인짐은 모두 가지고 이동합니다. 전자시계는 꺼서 가방에 넣어뒀습니다.

 

 

시험장에 들어서면서 문 앞에서 시험지를 나눠줍니다. 오늘의 시험품목은 '버터톱식빵'

속으로 환호성을 쳤습니다. 작은 단과자빵이 아닌 것만으로도 너무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이날 13번을 뽑았는데 제일 뒷자리였습니다. 총 14명이 시험을 치렀고, 반은 앞에 있는 조리대 나머지 반은 뒤에 있는 조리대를 사용합니다. 감독관님은 2명이고 앞뒤로 한 분씩 대기하고 계셨습니다. 진행요원도 2분인데 한 분은 기전대 학생으로 보였습니다.

 

조리대는 굉장히 넓었습니다. 한 명 당 하나의 조리대를 사용하는데, 2명씩 조리대가 가로로 붙어있습니다. 기전대의 실습실을 사용하는 것인데, 실습실이 앞뒤로 긴 모양입니다. 조리대 밑쪽에 짐을 놓을 수 있었습니다. 기본 밀가루 등을 담을 보울 몇개가 있고, 1L 비커와 스크래퍼 하나, 손거품기, 알뜰주걱 같은 아주아주 기본적인 준비물이 조리대에 준비돼있습니다. 미리 알고간대로 체반은 조리대 서랍에 준비돼있었습니다. 제빵이라 사용할 일은 없었습니다.

 

조리대 아래엔 평철판 2장과 타공판 2장, 앉을 수 있는 의자가 놓여있습니다.

 

시험장에서 왼쪽엔 오븐과 발효기가 있고, 오른쪽엔 개수대, 반죽기, 도구가 놓여진 선반 등이 있습니다. 발효시키거나 할 때 필요한 비닐은 앞에서 원하는 만큼 잘라갈 수 있습니다. 도구가 놓여진 선반엔 학원 실습 때 사용하던 하얀색 플라스틱 그릇이 엄청 많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전 거기에서 필요한 만큼 그릇을 가져와서 계량했습니다. 계량종이는 따로 없었습니다.

 

감독관님 한 분이 앞에서 시험지를 읽고 이것저것 설명해주시는데, 제가 맨 뒷자리다 보니 말소리가 잘 들리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나머지 한 분이 뒤에 계시면서 다시 한 번 복창해주셨습니다. 자리에서 오른쪽 반죽기로 이동해 반죽기 작동법을 함께 익힙니다. 왼쪽으로 넘어와 발효실도 확인하고, 오븐 작동법을 익혔습니다. 알람 설정을 할 수 있도록 했기에 알람 작동법도 익혔습니다.

 

다시 각자의 자리로 돌아와 계량준비를 마치고 계량을 시작했습니다. 전 준비해간대로 큰 통에 종이컵 여러개를 넣어 가서 재료를 담아왔습니다. 달걀은 6개를 가지고 오기만 하면 됐기에 통에 담아왔습니다. 제일 뒷자리였기에 처음 시작하자마자 재료를 가져오는 것이 유리했습니다. 이때가 제일 붐비는 때기 때문에 정신 바짝 차리고 담아와야합니다. 이후로는 각자 계량 속도가 다르기 때문에 좀 덜 붐빕니다.

제가 준비해간 통입니다. 김치통으로도 쓸 만큼 큰 통입니다. 이거 하나면 준비물도 다 담아갈 수 있고, 다른 사람들한테 피해 주지 않을 정도의 공간을 사용하면서 종이컵도 여러개 담을 수 있습니다. 계란도 한 번에 다 가져올 수 있습니다. 가장 좋은 것은 통이 높기 때문에 재료를 운반할 때 엎어질 위험이 적습니다. 바닥에 가루를 흘릴 위험도 없습니다.

 

종이컵은 일반 종이컵과 높이 약 13cm 정도의 종이컵 두 종류를 준비했습니다. 아무래도 단과자빵이 나오면 설탕량이 많기 때문에 큰 종이컵으로 한번에 퍼오는 것이 유리합니다.

 

이렇게 자잘한 재료들을 담아와서 계량하고, 밀가루는 큰 스텐볼에 담아와서 계량했습니다. 물은 오른쪽에 위치한 개수대에 가서 스텐볼에 담아온 뒤에 비커에 계량했습니다.

 

계량은 여유롭게 1분 이상 남기고 마쳤습니다. 재료 2가지 강력분과 이스트를 측정해보고 반죽 단계로 넘어갔습니다. 이때 물을 가장 차가운 물로 다시 계량했고, 그 과정에서 손도 닦았습니다.

 


 

물의 온도를 결정하기 위해 집에서 가져간 온도계를 켜서 실내온도를 측정했는데 27.5도 라고 나왔습니다. 이때 제가 몰랐던 것은 제 온도계가 1도 단위로 측정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날 실제로 실외온도도 25도 정도로 높은 날씨였습니다. 게다가 제과 시험 때 사용했던 오븐의 열기가 아직까지 남아있었기 때문에 시험장을 들어서는 순간부터 살짝 후끈했었거든요. 간략하게 실내온도, 밀가루온도를 측정하고 마찰계수는 대략 10으로 쳤습니다. 일반 식빵에 비해 리치하지만 2단으로만 치다보면 반죽 시간이 길어질테니까요. 그래서 얼음을 넣어서 17도 정도로 물온도를 낮췄습니다.

 

반죽기는 3단을 사용하게 되면 고장나니 2단까지만 사용하라고 했습니다. 고장나면 직접 고쳐야한다고까지 말하셔서 아무도 3단 사용을 안 했을겁니다. 어쨌든 2단으로만 반죽기를 돌렸고, 반죽 시간은 총 12분 정도 걸렸습니다. 제 온도계로 측정했을 때 반죽 온도는 30.5도가 나왔습니다. 시험장 온도계로 측정해볼걸 하는 아쉬움은 나중에 들었습니다.

 

저는 제과제빵 실기 수업을 11월~3월 동안 저녁에 들었기 때문에 항상 따뜻한 물로 반죽을 해왔습니다. 허접한 실력으로 반죽 온도를 맞추려니 정말 어려웠습니다. 결과적으로 실패했고요. 역시 더 공부해야겠구나 생각을 하며 발효실에 빵을 집어넣었습니다.

 

몇몇은 오븐 예열을 시작했고, 오븐 바로 옆에 앉은 저는 너무 더워서 저도 모르게 계속 팔을 걷어붙였습니다. 그 모습을 본 감독관님이 갑자기 저를 뚫어지게 보셔서 순간 얼음... 내가 뭘 잘못했나? 싶었는데, 덥냐고 물으시더라고요. 그제서야 눈치채고 팔 걷었던 것을 내리며 그렇다고 대답하니 진행요원에게 지시해 뒷자리 에어컨을 확인해줬습니다. 알고보니 앞자리 에어컨은 켜져있었는데, 뒷자리는 에어컨을 안 켠 상태였습니다. 반죽온도는 높았지만, 지금이라도 켜서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버터톱 식빵 위에 뿌릴 버터는 앞뒤에 준비된 마가린을 퍼오면 됩니다. 짤주머니가 없는 어떤 분이 감독관님에게 짤주머니를 요청하니 어딘가에서 짤주머니를 갖고 오셔서 앞에 두셨습니다. 저도 거기에서 짤주머니 하나를 가져왔고, 나중에 앞으로 가서 커터칼도 하나 빌렸습니다.

 

1차 발효는 50분 정도 시행했고, 분할 둥글리기를 해서 비닐을 깐 타공판에 올려놓고 다른 비닐로 덮었습니다. 밀대는 도구가 놓인 오른쪽 선반의 아래에서 가져올 수 있습니다. 식빵틀도 5개씩 가져왔고 유지는 따로 바르지 않았습니다.

 

반죽 상태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중간발효도 잘된 듯 했고, 밀대로 잘 밀렸습니다. 패닝을 하고 발효실에 넣은 뒤, 오븐을 켰습니다. 다른 곳들보다 오븐이 좀 세서 5~10도 낮춰야한다고 들었습니다. 180/180으로 준비했던 저는 175/175로 예열했습니다. 이후 구울 때는 올렸다 내렸다 아주 난리를 쳤습니다. 오븐 바로 옆에 앉으니까 자주 들여다볼 수 있어서 좋긴한데, 너무 불안하고 초조해지더라고요...ㅠㅠ

 

2차 발효를 틀밑 1cm에서 마치고 표면을 건조시킨 뒤 칼집을 내고 버터를 짰습니다. 커터칼로 칼집을 낼 땐 감독관 한 분이 와서 긋는 순간을 바로 옆에서 지켜봅니다. 칼집은 과감하게!!!! 해야하기 때문에 머뭇거리지 않고 바로 쭈욱 그어버렸습니다. 그 감독관님이 가고 다른 감독관님이 또 왔습니다. 그래서 또 제 칼집을 보여드렸습니다. 이렇게 옆에서 지켜보는 순간이 제일 떨리는 것 같습니다.

 

발효속도를 잘 못 맞춰서 첫 두개의 식빵을 먼저 넣고, 5분 정도 뒤에 나머지 세개를 넣었습니다. 30분 동안 구웠습니다. 생각한 것보다는 조금 어두운 색이었고, 옆면에 아주 살짝 찢김이 있었습니다. 그래도 첫 시험이었던 우유식빵에 비하면 훨씬 식빵 다운 모습이었습니다.

 

조리대에 탕! 내려치고 유산지 따로 없이 식힘망 위에 올려서 본인의 조리대 위에 제출하면 됩니다.

 

너무 일찍 시험을 봤기에 시험 결과가 나오기까지 16일 정도 기다렸습니다.

 

 

꺄!!!!!! 드디어 합격했습니다. 3수 만에 합격해서 너무 감격스러웠습니다. 53점, 50점 맞았던 지난 두 번의 시험에 비하면 훨씬 점수도 높아서 만족스러웠습니다.

 

 

이렇게 제과기능사, 제빵기능사를 모두 취득했습니다. 작년 겨울부터 이어졌던 긴 여정이 드디어 막을 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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