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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빵기능사/제과기능사 실기 후기 (대전 한국산업인력공단 상설시험장)

Life in Korea/Ready or Not

by E.Jade 2021. 5. 16.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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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실기시험 후기를 남기게 됐습니다.

대전에서는 총 3번의 실기 시험을 봤습니다. 제빵 2번, 제과 1번. 그중 제빵기능사 실기 시험 2번은 모두 불합격하고 제과기능사 시험은 원패스했습니다. 여러번 시험 본 만큼 시험장을 정말 샅샅이 둘러보고 왔습니다. 제가 시험을 보러가기 전에 궁금해했던 부분들에 대해 써볼까 합니다. 시험 후기에 대해 매우 자세하게 써서 스압주의하셔야 합니다.

 

대전은 일단 조리도구가 웬만한건 다 갖춰져있는 상태입니다. 꼭 가져가야할 것은 면장갑 2~3겹, 면보(제과), 여분의 계량 그릇 혹은 종이컵 , 30cm 또는 50cm 자, 숟가락, 김장백 1장, 행주, 조리복, 조리모, 앞치마, 신분증입니다.


① 2021. 03. 03. 제빵기능사 시험 (불합격)
품목 : 우유식빵
첫 시험이라 무진장 떨린 날이었습니다. 시험 시작 40분 전인 11시 50분 쯤에 도착했습니다.

이제 너무 많이 가서 그만가고 싶은 대전 한국산업인력공단입니다. 오전 8시부터 입장가능하며, 들어갈 때 체온을 측정하고 들어가면 됩니다.

 

조리, 제과제빵, 미용은 지하로 내려가게 됩니다. 필기 시험은 지하 1층에서 이뤄지고, 실기 시험은 지하 2층에서 이뤄집니다.

 

이곳은 지하 2층에 위치한 대기실입니다. 도착하니 이미 몇명은 옷을 갈아입고 준비중이었습니다. 쿠팡에서 급하게 구매한 흰 조리복으로 갈아입었습니다. 새옷이라 저 혼자 부스럭거리며 옷을 입었더니 괜시리 민망했습니다. 다들 저보다 빵을 잘 만들게 생기셔서 점점 긴장돼더라고요.

시험 시작 약 10분 전, 진행요원 한 분이 대기실에 들어오십니다. 시험에 관련된 설명을 해주시고, 자리에서 한 명씩 앞으로 나가 신분증 확인을 합니다. 그때 제비뽑기로 자리를 뽑습니다. 이때 쯤부터는 공부하던 것을 모두 가방에 집어넣어야합니다. 여유롭게 준비하기 위해 최소 12시 10분까지는 대기실에 도착해있길 추천합니다.

첫 시험의 제 자리는 12번이었습니다. 수험 번호표에는 집게가 달려있습니다. 조리복의 뒷목 카라 부분에 찝어서 매달면 됩니다. 여기까지 마치면 12시 30분 혹은 조금 넘습니다. 이제 다같이 시험장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대전 시험장에서는 현재 코로나로 인해 휴대폰을 걷지 않고 있습니다. 각자 알아서 전원을 종료한 뒤 가방에 넣어둬야합니다. 당연히 스마트폰, 스마트시계, 이어폰 모두 가방에 넣어야하며, 시험중에 몸에 소지한 것이 적발되면 실격 처리 당한다고 설명을 들었습니다. 가방을 모두 들고 시험장으로 이동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때 일찍 들어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이때는 3월이라 아직 모두 외투를 입을 때였고, 들어가면서 왼쪽 편의 옷걸이에 외투를 걸어놓았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번호를 찾아 자리로 가면 됩니다. 대전 시험장의 조리대는 번호대로 모두 떨어져있으며 중간에 큰 기둥들이 많아 노력하지 않고서는 다른 사람들의 조리대가 잘 보이지 않는 구조였습니다. 시험장 총원은 16명인데 1명 결원이었고, 제가 뽑은 12번은 가장 왼쪽 맨 앞자리였습니다.

일단 각자의 자리에 짐을 전부 내려놓고 바로 시험지를 나눠줍니다. 코팅지 같은 것 안에 들어있어 따로 시험지에 이름을 쓰거나 하지 않았습니다. 왼쪽 혹은 오른쪽에 있는 스탠드에 시험지를 매달아둘 수 있습니다. 일단 필요한 준비물들을 이때 최대한 빨리 꺼내놓습니다. 혹은 조리대 아래에 있는 스텐볼들을 꺼내 물기를 닦아놓습니다. 오전에 제과 시험 때 사용하고 아무리 잘 닦아놓는다 해도, 건조하게 말라있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크고 작은 스텐볼들을 잘 닦아놓길 추천합니다. 볼은 중간 혹은 큰 것들 밖에 없습니다. 설탕, 소금, 분유, 제빵개량제 등은 작은 종이컵이나 직접 준비해간 작은 볼 혹은 시험장에 비치된 계량 종이에 계량하면 됩니다.

이렇게 필요한 준비물을 꺼내놓을 시간은 꽤 짧습니다. 거의 바로 진행요원의 시험 관련 설명이 시작됩니다. 이때는 모든 수험자를 위해 아무 소리도 내면 안 되며, 가만히 서있어야합니다. 같이 시험지를 읽고, 만약 계란이 필요하다면 몇개를 가져가면 되는지 알려줍니다. 우유식빵은 계란이 따로 필요하지 않은 품목이었습니다. 시험장엔 진행요원 2명, 감독관 2명이 있습니다. 시험 설명이 끝나면 또다른 진행요원 분을 따라 시험장 내부를 돌아다니며 기계 작동하는 법을 숙지하게 됩니다.

시험장의 제일 뒷편에 반죽기가 일렬로 놓여있습니다. 그곳에서 반죽기 조작법을 익힙니다. 반죽기를 올리고 내릴 땐 빙글빙글 돌리는 것이 아니라 레버를 위 아래로 잡아당겨올리거나 내리면 됩니다. 훅은 반죽기 아래에 비치돼있고, 시계방향으로 돌리면 장착되고 반시계방향으로 돌리면 빼낼 수 있었습니다. 제가 다녔던 학원과는 반대로 조작해서 처음에 꽤나 당황했습니다. 반죽기는 총 3단까지 있는데, 3단의 RPM이 빨라 학원의 4단과 비슷한 속도라고 합니다. 그래서 간혹 단과자빵 때도 3단을 치지 말라고 하는 경우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어쨌든 이날은 우유식빵이라 2단으로만 반죽했습니다.

그 다음은 시험장의 총 네곳에 배치된 재료대에 대해 설명해주십니다. 일단 쟁반을 들고 왔다갔다하지 말라고 설명하셨습니다. 한 번에 하나의 재료를 퍼가고 남은 재료는 돌아올 때 다시 집어넣고, 다시 다른 재료를 퍼가는 식으로 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니 굳이 쟁반을 준비해서 들고갈 필요는 없습니다. 재료대는 총 4곳이라 배정된 번호에 따라 사용하는 재료대가 달라집니다. 자신의 자리에서 가장 가까운 재료대를 사용하게 되며, 시험을 친 결과 재료대가 붐빌 일이 전혀 없었습니다. 내 자리에서 계량만 신속하게 한다면 계량 시간이 부족할 일은 없을 듯 합니다.

그 다음은 시험장의 오른편 맨 앞으로 가서 발효기에 대한 설명을 듣습니다. 각자 배정된 번호에 따라 자신의 발효기에 반죽을 넣으면 됩니다. 제빵 시험 때는 오븐 작동법 설명을 1차 발효할 때 알려줍니다. 타이머 사용은 금지며 오븐 예열은 2차 발효를 시작할 때입니다. 성형한 반죽을 발효기에 넣고 돌아나오면서 오븐을 키면 됩니다. 오븐은 총 4단이고 전 중간층을 사용했습니다.

설거지는 작은 그릇은 각자의 자리에서, 큰 그릇은 왼쪽 앞에 마련된 개수대에서 하면 됩니다. 이때 바닥에 지저분하게 물을 흘리지 않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이후엔 모두 제자리로 돌아와 계량 준비를 하는데 체감상 이 시간이 굉장히 짧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최대한 시험장에 빨리 들어가서 차분하게 계량할 준비를 마쳐놓는 것을 추천합니다. 계량그릇 외에도, 장갑, 행주 등을 꺼내놔야하니까요.



사실 우유식빵이 나왔을 때, 내가 천운을 다 썼구나! 하면서 엄청 기뻐했습니다. 쉬운 품목이라 채점은 까다롭겠지만, 그래도 자신 없지 않았거든요. 근데 시작부터 멘붕이었습니다.

계량은 약 1분을 남겨놓고 모두 마쳤습니다. 우유식빵의 재료는 강력분, 우유, 물, 이스트, 제빵개량제, 소금, 설탕, 쇼트닝입니다. 강력분은 중간 사이즈의 스텐볼, 우유는 작은 옥색 그릇, 물은 1L짜리 비커, 쇼트닝은 계량종이, 나머지인 이스트, 제빵개량제, 소금, 설탕은 직접 가져간 작은 종이컵에 계량했습니다. 이날 3가지의 무게를 측정했는데 정확하게 무엇을 쟀는진 기억이 안나지만 3개중 2개가 2g 벗어나게 측정됐습니다. 그리고 종이컵에서 종이컵으로 옮기는 것이 굉장히 불편하더라고요. 만약 저처럼 플라스틱 그릇이 아닌 종이컵만 가져간 분들이 있다면, 종이컵에 계량한 뒤에 계량종이에 옮기는 것을 추천합니다.

우유
: 우유는 냉장고에서 바로 나왔기 때문에 굉장히 차가운 상태였고, 3월 3일은 아직 추웠기에 우유를 따뜻하게 데워야했습니다. 가스레인지에 우유를 계량한 스텐볼을 올려 살짝 미지근하게 데운 뒤 믹싱볼에 넣었습니다.


: 물은 각자의 개수대에서 계량하며, 좀 기다리면 따뜻한 물이 나오긴 합니다. 계량 시작 전, 진행요원 분이 시간이 촉박하면 물 온도를 신경쓰지 말고 일단 계량을 먼저 하라고 했습니다. 이후에 따뜻한 물로 다시 계량해도 된다고 했던 것이 생각나서 계량해놨던 물을 버리고 따뜻한 물을 비커에 받았습니다. 그 다음 필요한 만큼 계량하고 남은 물을 버려야하는데, 정신이 없던 나머지 그 물을 믹싱볼에 넣어버렸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이스트를 넣으려는데, 조리대 위에 계량한 것으로 예상되는 물이 남아있었습니다. 그때부터 멘탈이 와르르 무너졌습니다. 이것은 무슨 물이지? 싶었고, 그제서야 계량하고 남은 물을 믹싱볼에 넣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미 그 물과 우유가 섞인 뒤라 일단 감독관님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우유를 다시 계량할 수 있냐고 물었습니다. 우유는 다시 계량할 수 없다고 하셨습니다. 난 망했다 싶었는데, 감독관님이 믹싱볼에 들어있는 우유+물의 무게를 재서 부족한 물을 채워넣으라 하셨습니다. 다행히 그 말이 바로 이해가 됐고, 부족한 물을 채운 뒤 살짝 데워서 이스트를 잘 풀고 반죽을 시작했습니다.

애초에 계량한 물과 우유를 같은 스텐볼에 넣고 가스레인지에 살짝 데워서 사용하면 됐을 것인데, 굳이 그걸 왜 다시 계량해서 이 고생을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워낙 첫시험인지라 긴장을 너무 많이 해서, 조금만 실수해도 머리가 새하얘지더라고요.

어쨌든 반죽을 무사히 시작했고, 밀가루를 담았던 중간 사이즈의 스텐볼에 반죽을 담았습니다. 자리에 하나씩 놓여있는 비닐을 사용해 반죽을 덮고, 앞으로 나가서 심사위원에게 온도를 측정 받았습니다. 27.6도로 간신히 범위 안에 들었습니다. 1차 발효를 50분 시행했고, 시험장에서는 제가 제일 먼저 반죽을 가지고 나왔습니다. 분할과 성형 때 필요한 스크래퍼와 밀대는 오븐 앞쪽에 가서 가져왔습니다. 스크래퍼 같은 경우엔 본인의 번호가 써있는 것을 가져오면 됩니다.

분할하고 남은 반죽은 지시에 따라 앞으로 갖다냈습니다. 이후 분할할 때까지만 해도 굉장히 부드러웠던 반죽이 둥글리기를 하려하자 둥글리기가 전혀 되지 않을 정도로 건조했습니다. 둥글리기 후 중간발효는 20분 이상 했는데, 아무래도 발효가 되지 않는 듯 했습니다. 그 원인이 뭔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반죽이 덜 된건지, 1차 발효를 덜 한건지, 둘 다인건지, 온도가 낮은건지, 지금 시험장에 건조한건지... 여러 생각이 들었지만 어쩔 수 없이 반죽을 밀대로 밀었습니다. 수축이 심하고 전혀 밀리지가 않아서 성형 망했습니다. 억지로 밀어펴니 좌우 균형도 안 맞고, 뜯기고 난리가 났습니다. 덧가루를 사용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건조했어요. 그리고 조리대가 정말 좁아서 반죽을 어떻게 놔야할지 모르겠더라고요. 식빵팬은 4개 받아왔는데 유지칠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습니다. 성형을 마친 식빵을 차례대로 패닝하고 손등으로 꾹꾹 눌렀습니다.

다음으로 2차발효를 시행했습니다. 저와 같은 발효실을 쓰는 사람이 2차발효할 때 문을 수도 없이 열었다 닫아서 신경이 쓰였지만, 어차피 팬 높이에 맞춰 발효를 하기 때문에 엄청 신경쓰이진 않았습니다. 발효 속도는 역시나 엉망이었습니다. 5팬이 전부 다른 속도로 발효됐어요. 오븐은 170/190도로 예열했습니다. 일단 틀위 1cm까지 발효했고, 조금 차이는 나지만 심하지 않아서 5개 모두 오븐 속에 넣었습니다. 30분 동안 구웠고, 구움색이 날 때 앞뒤를 돌렸습니다. 마지막 5분 정도는 뭔가 불안해서 윗불을 165도로 낮췄습니다. 그런데 그럴 필요 전혀 없었습니다. 우유식빵은 170/190도에서 30분 굽는 것이 제일 예쁘게 어두운 갈색으로 나오더라고요.

그래도 완제품만 멀쩡하자!라는 생각으로 팬에서 식빵을 뺐는데 웬걸... 바닥이 거의 모닝빵 수준으로 심각하게 비어있었습니다. 내 학원에서 식빵을 여러번 굽고 집에서도 몇 번 구워봤지만, 이렇게 생긴 식빵은 처음이어서 너무 충격적이었습니다. 윗면이 좌우 대칭 안맞는 것은 물론이고, 삼봉높이도 잘 안 맞고, 윗면 구움색이 살짝 연하고, 윗면에 뜯긴 부분도 꽤 있었습니다. 결론은 망...

앞에서 타공판 한 장과 노루지 한 장을 가져와 식빵 4개를 올려 수험번호표와 함께 앞에 제출했습니다. 그리고 2주 뒤 결과가 나왔습니다.

무려 제품평가가 18점이라니... 공정에서 큰 실수를 하지 않는 이상, 결국 완제품이 잘 나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복습 포인트
- 계량지 활용해서 계량하기
- 액체류는 한 그릇에 넣고 원하는 온도로 맞춰서 사용하기
- 반죽 완료점 공부하기
- 1차 발효 시간은 조금 더 늘리기
- 시험장이 건조하다 싶으면 분할 둥글리기 할 때 비닐로 잘 덮기, 필요할 수 있으니 여분의 비닐 꼭 챙겨가기
- 큰 덩이 빵은 중간발효를 충분하게 하기
- 발효 속도를 맞추기 위해 모든 반죽을 3겹접기까지만 해놓고 마지막에 한번에 말아서 패닝하기


② 2021. 04. 04. 제빵기능사 시험 (불합격)
품목 : 더치빵
4회차 시험 결과가 오전 9시에 나왔고, 1시간 뒤인 오전 10시에 바로 6회차 제빵기능사 실기 시험을 접수했습니다. 제빵 실기 학원 수업은 이미 끝난 상태여서 집에서 식빵 정도만 한 번 더 만들어보고, 유튜브 영상을 보며 준비했습니다. 시험 당일, 이번엔 20분 전에 입실했습니다. 옷은 화장실 혹은 대기실에서 갈아입으면 됩니다.

이번엔 14번 자리입니다. 저번에 12번이었으니 맨 왼쪽 중간쯤입니다. 이번에도 시험장에 입실하니 시험지를 나눠줍니다. 더치빵입니다. 큰덩이 빵이 나오길 바랐기 때문에 그나마 안심이었습니다.

재료 : 강력분, 물, 이스트, 제빵개량제, 소금, 설탕, 쇼트닝, 탈지분유, 흰자
토핑 : 멥쌀가루, 중력분, 이스트, 설탕, 소금, 물, 마가린

이번에도 시험지를 함께 읽고, 기구 사용법에 대해 익히고 계량을 시작합니다. 이번엔 토핑까지 제조한 후에 오븐 작동 설명법을 듣기로 했습니다. 흰자는 계란 하나를 가져오고 계량시간엔 깨트리지 않습니다.

대전 시험장은 미리 추정치의 재료를 가져오거나 하는 시간은 없습니다. 계량 그릇은 스텐볼 크기별로 4개, 옥색 그릇 크기별로 3개 정도 있습니다. 재료대가 많아 하나씩 차례대로 가져와 계량하도록 권유합니다. 저울은 2g 단위를 사용하며 조리대의 앞쪽에 놓여있는데, 수평을 맞춰놨으니 웬만하면 움직이지 말라고 권유합니다. 혹시나 저울이 이상할 경우엔 즉시 바꿔달라고 요청하면 다른 저울로 바꿔줍니다. 계량을 시작하기 전에 미리 저울이 잘 작동하는지 시험해보면 좋습니다.

시험 때, 계량은 모두 제시간에 끝냈습니다. 3가지를 측정했는데 1가지가 2g 차이났습니다. 3가지 중 2가지는 강력분과 이스트였습니다. 이스트가 2g 적게 나오니 감독관님이 시험이 시작하면 이스트를 조금 더 가져와서 넣으라 했습니다.

계량테스트가 끝나고 다시 시험이 시작됐습니다. 이스트를 조금 더 가져와서 집어넣고, 달걀은 깨서 흰자와 노른자를 분리했습니다. 분리한 노른자는 지시대로 개수대에 버리고, 흰자는 필요한 만큼 무게를 측정한 뒤 반죽을 시작했습니다. 물은 중간값을 넣고 추가로 넣었어야했는데 실수로 다 넣어버렸습니다. 이날도 2단으로만 반죽했고, 물이 다 들어가도 전혀 문제 되지 않았습니다. 지난번 우유식빵 때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반죽과 1차 발효에 신경 썼습니다. 반죽온도는 간신히 26도가 나왔습니다. 25.9에서 안 오를 줄 알고 헉 했는데, 26도로 딱! 올라주더라고요.

하지만 이날 간과한 것은 더치빵은 발효 저해요소가 적기 때문에 다른 빵들에 비해 발효를 짧게 해야한다는 것입니다. 어쨌든 1차 발효가 시작되고 토핑을 만들었습니다. 물 온도는 미지근하게 맞춰서 반 정도 넣고 마가린까지 녹여서 다 넉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물을 다 넣어도 될 것 같아서 그냥 이때 다 넣어버렸습니다. 그러고나서 진행요원님의 지시대로 1차 발효하고 있는 반죽의 뒤에 토핑 그릇을 넣었습니다. 이때 비닐이 추가로 필요한데, 앞에 도구들이 모여있는 곳에서 가져올 수 있습니다. 모든 사람이 토핑 제조를 마치면 진행요원분이 오븐 사용법을 알려주십니다. 알람 금지, 2차 발효 시작하고 돌아서면서 오븐 예열 시작하기, 맨 윗층을 사용하는 사람은 진행요원분에게 말해서 도움받아 안전에 유의하기 등 이런저런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토핑제조를 마칠 때까지 기다리니 시간이 꽤 흘러서 제 반죽이 1차발효를 한지 이미 50분이 넘었습니다. 55분 쯤에 반죽을 꺼내서 분할했습니다. 저번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중간중간 비닐로 덮어가며 반죽이 건조해지지 않도록 했습니다. 3월에 비하면 따뜻해지기도 해서인지 중간발효도 잘 됐습니다. 남은 반죽은 앞에 갖다내면 되는데, 이때 감독관님들이 "남은 반죽은 둥글리기 해서 앞으로 제출하세요." 라고 했는데, 전 아무 생각 없이 그냥 남는 반죽을 갖다내는건 줄 알고 둥글리기를 대충 해서 가져갔어요. 그런데 제 번호를 확인하고 제출했는지 체크하시더라고요. 이거 둥글리기 평가인가보다! 라고 그제서야 눈치챘습니다. 저 같은 사람은 꽤 보였어요. 다들 앞에 나가서 당황해하는 눈치였거든요. 뭐 이미 엎질러진 물. 평정심을 되찾고 앞에서 평철판 2장을 앞에서 가져왔습니다. 중간발효를 마치고 성형을 시작했고, 밀대로 미는데 굉장히 잘 밀리더라고요. 6개의 빵을 모두 성형하고 한번에 2차 발효를 시행했습니다. 이때 토핑반죽을 꺼냈습니다.

토핑은 아직 따뜻한 상태라 굉장히 묽었습니다. 이미 계량한 물을 다 넣어버린 상태이기 때문에 조금 식히며 되직해지길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비닐로 덮어두지 않으며 살짝 건조되길 바랐습니다. 물 다 넣은 것을 이때 후회하며 얼마나 조마조마했는지...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이었던 것 같습니다. 2차발효를 좀 작게해야했는데... 워낙 발효가 빨리 되는 품목에다가 토핑을 얹어 오븐스프링이 큰 빵인데, 2차 발효를 너무 많이했던 것 같습니다. 어쨌든 2차발효를 마치고 꺼내왔는데 생각보다 좀 큰가 싶었습니다. 오븐은 200/170도로 맞췄습니다. 토핑의 되기는 딱 원하는 정도로 맞춰졌습니다. 해라 또는 스패츄라 중에서 원하는 것으로 가져와서 바를 수 있습니다. 전 해라를 가져와서 슥슥 반죽에 상처입히지 않도록 하며 발랐습니다.

그 다음 오븐에 넣기 위해 앞으로 가져갔습니다. 근데 이미 빵이 너무 커져버려서 완제품 크기 정도가 돼버렸습니다. 아마 토핑을 바르면서 더 커진 듯 했어요. 그때 들려오는 감독관님의 목소리... "미치겠다..." 지금 제 빵 보고 말씀하신거죠? 그래도 멘탈 지켜가며 오븐에 넣고 자리로 돌아왔습니다. 중간에 팬을 돌리러 갔는데 또 들려오는 감독관님의 목소리... "의외로 이걸 잘 못 만들더라고..." 지금 또 제 빵 보고 말씀하신거죠! 근데 2번째 시험이어서 그런지 큰 타격은 없었어요. 그리고 내 빵을 향해 말씀하신게 아닐 수도 있다라는 마음을 가지고 자리로 돌아왔습니다.

25분이 흘렀고, 이미 윗면 색이 다 나왔더라고요. 아무래도 윗불 온도가 너무 높았던 듯 합니다. 190/170도 30분이 가장 적합한 듯 합니다. 억지로 30분을 채우기 위해서 윗불 온도를 급히 낮추고 꾸역꾸역 5분을 더 채운 뒤에 빵을 꺼냈습니다. 개인적으로 럭비공형으로 만들었는데, 그냥 럭비공을 만들어버렸습니다. 풉. 빵이 너무 커져서 밑면이 서로 살짝 붙기도 하고, 그 때문에 옆면 색이 잘 안 나기도 했습니다.

이번에도 망했다 싶었습니다. 그래도 그으으으으렇게 망한 정도는 아니지 않을까? 싶은 마음으로 번호표와 함께 제출하고 나왔습니다. 제 앞자리 분은 천천히 청소하면서 빵을 제출하지 않고 10분 이상을 계속 시험장에 계시더라고요. 나중에야 그 이유를 알게 됐어요. 어느정도 빵을 식히고 제출하려 하셨던 것 같아요. 예상컨데 제 빵은 과발효 됐기 때문에 나중에 빵이 주저앉았을 것 같아요. 아마 그 조짐을 저도 살짝 보고 나왔던 것도 같습니다.

그렇게 2주 뒤에 또 결과가 나왔습니다.

힝... 눈물이 핑 돌았어요. 지난번엔 18/17/18이었는데, 이번엔 16/19/15에요. 무려 완제품 점수가 3분의 1이라니... 띠로리... 감독관님의 그 두마디는 제 빵을 향한 것이 맞았나봐요...... 그나저나 제품평가에서 작품평가로 이름이 바뀌었네요. 어쨌든 너무 속상해서 이 기세를 몰아 열심히 준비해서 시험 보려했는데, 8회차 시험을 대전에서는 5월에나 볼 수 있더라고요. 그래서 4월에 볼 수 있는 전주로 신청했습니다. 새로운 장소에서 시험을 보는 것이 너무 모험 아닐까 싶었지만, 전날 가서 여행도 하고 맘 편히 보고 오자! 싶어서 대전이 아닌 전주에서 시험을 보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렇게 대전 시험장 이야기는 불합격으로 끝나는 것인가......


③ 2021. 04. 13. 제과기능사 시험 (합격)
품목 : 다쿠와즈
제과 실기반 수업을 마치고 드디어 제과기능사 시험을 봤습니다. 이때는 마침 다른 학원에서 제과디저트 수업도 듣고 있었기 때문에 제과기능사 시험을 보기에 딱 좋은 타이밍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짐을 바리바리 싸들고 시험장으로 향했습니다. 너무 긴장한 나머지 전날 밤 12시에 잠들었는데 3시에 눈이 떠져서 1시간 동안 공부하다가 다시 잠들었습니다. 그런데 5시부터 10분 간격으로 계속 눈이 떠져서 그냥 일어나고 말았습니다. 아무래도 제빵기능사 시험에 2번이나 떨어지고나니 스트레스가 심했나봐요. 게다가 제과기능사 시험은 오전 8시 30분에 시작하기 때문에 지각하지 말아야겠단 생각에 잠을 심하게 설쳤습니다.

버스를 타고 갔는데 아침이라 학생들로 붐볐고, 예상보다 15분 늦은 8시 15분에 도착했습니다. 가는 길에 검은 펜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시험장 앞 편의점에서 검은볼펜도 하나 샀습니다. 혹시라도 원형팬이나 파운드케이크틀을 사용하게 되면 펜이 꼭 필요하니까요.

이전 두번의 시험과 같은 과정을 거치고 시험장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이번엔 10번을 뽑았습니다. 지난 두번은 시험장 가운데의 큰 기둥을 기준으로 왼쪽에서 시험을 봤는데, 이번엔 오른쪽에서 시험을 봅니다. 중간쯤이었고 재료대는 여러군데에 있으니 큰 걱정은 없었습니다. 곧이어 받은 시험지엔 다쿠와즈라고 써있었습니다. 비교적 계량할 재료의 가짓수가 적은 품목이며 반죽의 온도나 비중을 측정할 필요 없는 품목입니다. 그 순간 제 안에서 정리한 포인트는 머랭 잘 치기, 머랭 꺼트리지 않고 섞기, 머랭 꺼트리지 않고 패닝하기 등이었달까요.

제과실기 때는 오븐 작동법을 처음부터 알려주고, 그 자리에서 다같이 오븐 온도를 세팅합니다. 혹시 온도를 못 외워간 분들은 눈치 안 보고 마음껏 볼 수 있겠더라고요. 저는 180/160도로 설정했습니다.


재료 : 달걀흰자, 설탕, 아몬드분말, 분당, 박력분

달걀은 계량할 땐 6개를 가져다놨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달걀이 있으면 아무래도 다른 재료들을 계량할 시간을 벌 수 있어서 좋더라고요. 전 따로 그릇을 가져가지 않았기 때문에, 계량준비를 할 때 적절한 사이즈의 그릇을 고르기 위해 굉장히 노력했어요. 너무 큰 그릇은 부피만 차지하니까요.

계량은 제시간에 모두 끝냈습니다. 약 1분 정도가 남았었습니다. 재료 3가지의 무게를 측정했는데 이번엔 모두 정확하게 맞췄습니다. 아마 재료를 모두 그릇에 계량하다 보니 작은 종이컵이나 계량종이에 비해 그릇의 무게 오차가 적은 듯 합니다. 계량 테스트가 끝나고 공정이 시작됐습니다. 문제는 지난 더치빵 때도 그렇고 이번에도 손을 안 씻고 시작했습니다. 개인적 견해이지만 공정 시작 전 손을 씻는 것은 당연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가루류를 체치기 위한 체반은 재료대 쪽에 3개씩 배치돼있습니다. 얼른 쓰고 다른 사람들을 위해 가져다 놓으면 됩니다. 다른 사람들과 동선이 겹치지 않기 위해 가루부터 체쳤습니다. 앞에 비치된 비닐에 체친 뒤에 다시 스텐볼에 담아두면 됩니다. 그 비닐은 제빵기능사 시험 때는 반죽을 덮는 용도로 사용하는 그 비닐입니다.

다음 평철판 2개와 다쿠와즈틀 1개, 테프론시트지 2장, 다회용 짤주머니 1개, 1cm 원형 깍지 1개를 가져왔습니다. 다쿠와즈 틀은 하나씩 사용할 수 있습니다. 틀에 물을 뿌려서 사용하는 사람들은 분무기가 재료대 쪽에 배치되니 그걸 사용하면 됩니다. 알뜰주걱은 보통 조리대 밑에 있는데, 없다면 달라고 요청하면 됩니다. 알뜰주걱의 상태는 매번 달랐는데, 이번엔 멀쩡하게 1자로 펴져있었습니다. 가끔 어떤 수험자가 이걸로 뭘 가열했는지 끝이 둥글게 말려있을 때가 있어요. 그런 알뜰주걱은 깔끔하게 긁히지 않아서 좋아하지 않는 편입니다. 이런게 신경쓰인다면 개인 알뜰주걱을 가져가도 좋을 듯 합니다.

이 다음 달걀 흰자와 노른자를 분리했고 노른자는 앞으로 제출했습니다. 흰자는 필요한 만큼만 계량해서 사용하면 됩니다. 흰자 100: 설탕 30 비율이기 때문에 학원에서 배운대로 설탕을 조금 일찍 넣어 단단한 머랭이 올라오도록 하고, 휘퍼와 머랭이 함께 돌아가는 시점 정도에서 휘핑을 멈추고 상태를 확인했습니다. 실온 달걀이라서 머랭이 굉장히 빨리 올라왔습니다. 믹서 사용법을 설명할 때 3단은 너무 빠르니 3단만 치면 안 좋을 수도 있다고 해서, 3단은 정말 짧게 치고 2단 위주로 휘핑했습니다.

머랭을 자리로 가져와 가루류를 믹싱볼에 넣고 섞었습니다. 머랭이 꺼지기 전에 짤주머니에 담아서 후다닥 짰습니다. 다쿠와즈는 딱 2판 짜도록 합니다. 근데 저는 2판 하고도 한줄 분량 정도가 남았습니다. 2판을 만드는 걸 감안해서 조금 더 섞을걸 그랬나봐요. 조금 덜 섞이게 하려했는데, 너무 덜 섞은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시험 후에 들었습니다. 1판을 먼저 다 짜고 두번째 판을 짤 땐 짤주머니에 들어있던 반죽을 다 빼내고 다시 담았어요. 다쿠와즈 반죽이 체온에 너무 쉽게 삭아버려서 퍼질까봐 불안했거든요.

그다음 분량 외 분당을 담아와서 2번 뿌렸습니다. 손바닥만한 체가 조리대마다 배치돼있어서 그걸 사용하면 되는데, 집에서 가져간 작은 분당체로 쳤어요. 근데 체가 작으니까 속도가 느려서 답답하더라고요. 굳이 작은 분당체 안 가져가도 되고, 시험장 체로 살살 치면 될 것 같아요. 분당 치고 바로 오븐에 넣고 180/160도로 구웠습니다. 12분 쯤 한 번 뒤집고, 총 15분 구웠는데 구움색은 딱 적당했어요.

근데 생각한 것 만큼 부풀지 않았고 크랙도 많지 않더라고요. 좀 당황스러워서 이유가 뭘까 계속 생각하며 일단 자리로 가져왔습니다. 자리에서 살짝 식히고 떼면 더 깔끔하게 떨어졌을텐데, 그걸 못기다려서 급하게 뗐더니 가운데 것들은 바닥에 아주 조금씩 묻어났어요. 버터크림은 따로 제조하지 않았고, 감독관님들이 이미 휘핑크림을 만들어서 작은 스텐볼에 나눠서 앞에 두셨더라고요. 그거 하나씩 가져가서 샌딩하면 됩니다. 샌딩은 짤주머니로 해도 되고, 앞에서 해라를 가져다가 할 수도 있습니다. 생각해보니 다쿠와즈 짤 때 썼던 짤주머니와 원형 깍지를 닦아서 쓰면 딱이었을텐데, 굳이 힘들게 해라를 사용해서 발랐네요. 개인적으로 1회용 짤주머니를 가져와서 짜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소매로 쳤는지 2판의 오른쪽 가장 아래 다쿠와즈들은 찌그러졌더라고요. 최대한 예쁘게 샌딩해서 크랙이 만든 면이 위로 올라오도록 줄세웠습니다. 타공판과 노루지는 앞에서 가져오면 돼요. 총 25개가 나왔고 5x5로 예쁘게 줄세워서 제출했습니다. 예상만큼 예쁘게 나오지 않아서 간당간당하겠다 싶었어요.

그렇게 2주 뒤에 또 결과를 열어봤습니다.

드디어 첫 합격입니다!!!! 제품평가 30점은 처음 받아봐서 감격스러웠어요. 공정 점수는 역시나 굉장히 낮네요. 어쨌든 이렇게 제과기능사 자격증 하나를 획득했습니다. 이제 시작이네요. 남은 제빵기능사 후기와 준비물에 관한 자세한 것은 다음글에서 풀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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